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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을 대충 한바퀴 돈 뒤, 인근에 있는 성수 갈비 골목을 찾았다.

돼지갈비를 참으로 오랜만에 먹는 것 같다.
물론 여의도에서 만난 <송추가마골>에서의 맛있는 갈비도 있었지만
오늘과 같이 뼈가 붙어 있고 뭔가 돼지갈비화처럼 되어 있는 건 참으로 오랜만.

내 머릿속에 있는 갈비의 원형은 국민학교 시절, 외식으로 먹었던 <초원갈비>가 있다.
쫀쫀한 간장으로 양념을 뒤범벅한 돼지갈비를 불판위에 올리면서 재빨리 뒤집을 때의 기억.
약간 탄 부분이 더 맛있어서 조금씩 더 태워서 먹었던 기억.
가격이 비싸기에 자주 가지 못하고 특별한 날에 멀리 갔었던 그런 기억.
그게 내 유년기의 돼지갈비였다.

이런 유년기로 날 타임슬립 시켜 준 성수 맛집 대성갈비 촬영기를 시작하겠다.

대성갈비

성동구 서울숲4길 27
매장번호 : 02-464-3012
영업시간 : 12:00 ~ 21:00
(일요일 2째주, 4째주 휴무)

※수요미식회 돼지갈비편 39회 방영

저녁타임의 경우 4시부터 대기손님을 받는다.
우리의 경우 4시25분에 방문했는데...
무려 40분이나 기다렸다.
오늘은 4시부터 영업을 하셨다고 한다.

꼭 방문하면 노트에 이름과 인원을 적으시라. (번호는 안적어도 된다. 전화 안해준다.)

우리의 경우 이름을 적고 카페에 15분정도 있다가 업장에 가서 기다렸다.
우리보다 앞에 서 있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국 노트에 적힌 이름을 순차대로 불러서
그나마 40분만에 입장할 수 있었다.

6시에 온 사람의 경우 1시간 30분 웨이팅을 해야하니...
기본적으로 30분이상 기다릴 각오를 하든

정말 바글바글한 실내.
대략 100명정도는 받을 수 있어 보인다.

어떤 블로거의 글을 보면 한번에 싹 치우고 싹 받는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하다.
그냥 손님이 나가면 받는다.
문제는 고기의 양도 많고 불이 미치는 범위가 한정적이기에 최소 1시간정도 식사시간이 걸린다.
웨이팅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기본찬은 미리미리 세팅되어 있다.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전략.
게장과 수북히 쌓인 쌈이 눈에 띈다.

다른 찬들은 굳이 손을 많이 대지 않았다.
왜냐하면 쌈과 고기만가지고 충분히 반찬이 되었기 때문.
수북히 담아 주신 게 너무 아까웠다.
아마 리필해줄 시간적 여력이 없는지라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갈비 2인 (20.000원) / 1인 200g

작은 소쿠리에 돼지갈비가 넉넉하게 들어가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 돼지갈비.
소문대로 넉넉한 양과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이다.

2인분을 시키니 큰 덩이로 3~4덩이가 나오는 듯 싶다.
한번에 다 올려서 굽기는 무리가 있다.
숯이 미치는 범위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

2덩이씩 따로따로 떼서 올리도록 한다.
그리고 양념이 된 갈비이기 때문에 그릴러의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이 요구된다.
계속해서 뒤집어라.!

마늘도 추가해서 굽는다.
양념갈비는 특성상 안 태우고 굽기가 사실상 불가능
이럴때는 과감하게 태워라.
그리고 탄 부분만 가위로 잘라서 먹는 게 낫다.
안 익혀 먹는 것 보다는...

돼지갈비는 전형적인 맛이다.
달달하게 뽑아낸 그 맛.
매우 대중적인 맛으로 손이 계속해서 가는 그런 맛.
머릿속에 품고 있었던 돼지갈비란 이런 맛이다를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깔끔한 맛이 돋보였던 김치찌개
서비스로 주는 데, 시중에서 파는 5천원짜리 김치찌개보다 퀄리티가 뛰어나다.

신 김치를 아주 오래도록 끓여낸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간 돼지고기가 노곤노곤하게 익어 있었으며 김치도 흐물흐물 풀어진다.
국물의 끝맛이 깔끔하게 떨어지는걸로 보아 조미료로 맛을 내기 보다 오로지 김치로 승부를 보려고 한 건 아닌가 싶다.

다른 내용물은 없고 오로지 김치만 들어있다. (고기 몇 점)
신 맛이 조금 강한데, 호불호를 탈 수도 있지만 대부분 좋아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인 갈비와 저렴한 가격
풍부한 쌈과 서비스 김치찌개까지..
가성비로 어떤 곳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

문제는 웨이팅